1월 2호

2인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언더스터디> 속에서도 가장 전형적인 2인자인 인물은 ‘해리’랍니다. 해리는 주연배우가 아닌 언더스터디로 언제 극에 설지 몰라 무대 뒤에서 끝없이 대기만 하는 역이에요. 해리의 존재 자체가 주연배우의 그림자🌑이죠.

비록 무명일지라도 배우 생활을 오래 해온 해리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신념 그리고 자신만의 연기 스타일을 갖고 있어요.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목받는 것은 연기🎭가 아니라 셀링포인트✨죠. 리허설을 진행하면서 해리의 신념과 방식은 무시당하기 일쑤예요. 극은 철저히 탑스타인 브루스 그다음은 제이크 위주로 돌아가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해리의 의견은 아집이 된답니다. 성공한 사람의 고집은 신념 혹은 뚝심이라고 불리겠지만 평범한 한 사람의 고집은 아집이자 구제 불능 취급받는 현실이 참 씁쓸하게 느껴졌어요.

연극🎭을 보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트럭에 타. 트럭에 타”인데요. 이 대사는 극 초반에 해리가 제이크의 연기를 비웃으면서 따라한 대사📝였어요. 저도 처음에는 같이 웃고 있었는데 뒤로 갈수록 제이크가 계속 마음에 쓰이고 그 대사가 마냥 웃기진 않더라고요. 극이 진행되는 동안 제이크에 관한 저의 부정적인 시선은 사라지고 제이크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면서 극에 더욱 빠져들 수 있었어요. 

제이크는 과장된 액션이 많고 나 홀로 ‘프란츠 카프카’에 몰두해서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알고 있는 지식을 마구 내뱉는 인물이었어요. 그리고 히트 친 영화에 출연했지만 기억 나는 대사는 "트럭에 타*2" 하나뿐인 할리우드 스타였죠. 그래서 이번 주제에서 다루고자 하는 ‘2등’ 혹은 ‘현실에서 발버둥 치는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마음이 가지 않았어요. 한 마디로 첫인상은 ‘건방진 투머치토커👄’의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극 중간중간 해리와 록산느의 연기를 진심으로 봐주고 계속해서 연기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은 제이크였어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제이크는 자격지심이 없고 정말 연기에 진심인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자신이 꿈꾸던 배역을 빼앗겼다는 소식을 듣고 속상해하면서도 괜찮은 척하는 제이크가 너무 안쓰럽더라고요. 극이 진행되면서 제이크 입장에서도 쉽게 얻을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과 그걸 해내기 위해서 나름의 고군분투를 했을 시간⏱을 볼 수 있었어요. 결국 저는 그렇게 제이크에게 제며든(?)것 같아요.

 

눈백이 여러분이 흔히 생각할 때, ‘2인자를 다루는 작품’은 보통 어떻게 끝나나요? 아마 다들 비슷하게 ‘결국엔 1인자가 되는 엔딩’ 혹은 ‘장차 1인자가 될 밝은 미래’가 생각이 날 거예요. 저 또한 연극 <언더스터디>를 관람하러 갈 때 그러한 긍정적인 엔딩을 기대했어요. 하지만 이러한 예상을 와장창💥 깨버리는 결말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오늘은 연극 <언더스터디>로 눈백이 분들과 함께했는데요! 에디터들의 다양한 해석 어떠셨나요? 모두들 즐겁게 보셨길 바라요💘

그럼 우리는 2월 14일에 2월 1호로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