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당패의 광대, 장생(감우성)과 공길(이준기)은 큰 놀이판을 위해 한양으로 오게 된다. 그들은 연산군(정진영)을 풍자하는 탈춤을 벌이다 왕을 희롱한 죄로 의금부에 끌려가지만 기지를 발휘한 공길 덕분에 장생과 놀이패 무리는 연산군의 전속 광대가 된다. 그러나 놀이패가 연산군에게 즐거움을 주는 와중에도 중신들은 연산군의 폭정에 반발하며 왕궁에는 알 수 없는 긴장감이 감돈다.

두 번째 인형극은 영화의 터닝포인트가 되기도 하는 장면이에요. 연산군이 그림자 인형극을 통해 성종과 자신이 나누던 대화를 들려주면서 어머니인 폐비 윤씨에 대한 그리움을 공길에게 전달해 주는 순간인데요. 이야기를 듣고 눈물💧이 맺힌 공길의 눈에서 연산군에 대한 연민이 느껴졌어요. 그 전까지는 무섭기만 한 ‘왕’이었지만 인형극을 보고 나서는 한 ‘사람’으로 다가왔던 찰나를 잘 표현한 것 같았답니다.

마지막은 공길이 자살을 시도한 상태에서 연산군 앞에 장생과 자신의 과거 모습🧑🏻‍🤝‍🧑🏻을 재현하는 인형극이에요. 눈이 먼 장생 그리고 궁에 갇힌 신세의 공길에게 옛 추억은 다시 돌아가고 싶은 과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망가자”라는 인형극 속 대사와 공길의 상황 그리고 자살 시도까지 한데 겹쳐서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재⌛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슬펐어요.

돌려서 말하는 걸 좋아하는 이 영화에서 인형극은 등장인물들의 감정이나 상황을 간접적으로 전달해 주는 좋은 수단으로 느껴졌어요. 다른 전통 놀이만큼 자주 등장하진 않지만 나올 때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시켜줬지요. 눈백이👀여러분에게도 인형극 속에 숨겨진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전달되었는지 궁금하네요!

눈백이👀 여러분들은 코로나19 이후 마스크를 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코로나 자체는 지겹지만 마스크 속에서 표정 신경 안 쓰고 편하게 있어도 돼서 오히려 이전보다 더 자유롭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은데요. <왕의 남자>에 나오는 공길과 장생에게도 탈🎭을 쓰는 의미가 비슷했던 것 같아요. 평소에 말수가 적고 소극적인 공길은 탈을 쓰면 긴장한 육갑, 칠득, 팔복보다 더 태연하게 극에 몰입해서 춤을 추고 연기를 해요. 장생도 평소에는 무뚝뚝하고 만사에 흥미가 없어 보이지만 탈을 쓰면 당당한 발걸음과 능청스러운 모습의 양반과 왕으로 변신하고요! 이런 점에서 <왕의 남자>의 주인공들에게 가면을 쓰고 풍자극을 펼치는 행위는 현실의 억압을 잊고 자신을 더 잘 드러날 수 있게 해주는 도구가 되어주었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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