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하면 우락부락한 몸에 삐죽 나온 뿔과 방망이를 들고 다니는 모습이 대중적이었던 때가 있었는데요. 사실 이는 일본의 ‘오니’👹였다는 사실이 서서히 알려지게 되었어요. 동시에 우리나라 도깨비에 대한 관심도 늘어났었죠. 대표적인 우리나라 도깨비로는 오래된 물건에 깃드는 영혼이나 인간들과 친밀하고 유사한 덩치 큰 귀신 등이 있어요.

이 작품에 등장하는 도깨비는 앞서 말한 오래된 물건에 깃든 도깨비인데요. 이 도깨비는 싸리비도깨비로 탈에 깃들어있는 존재였답니다. 싸리비도깨비는 과거와 다르게 현대에선 물건을 오래 사용하는 일이 드물어지면서 도깨비의 수가 자연스럽게 줄어들었고 그러다 보니 도깨비가 눈에 띄지 않아 사람들이 믿지 않게 되었다고 말해요. 이 대목을 읽으면서 도깨비에게 애정과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사라지는 애정들💔 앞에서 도깨비들이 얼마나 외로웠을지 자꾸 상상이 되더라고요.

과거에 실제로 도깨비가 깃든다고 여겨지는 물건으로 빗자루🧹가 대표적이었는데요. 주변 환경에서 가장 사람의 형상과 유사한 물건이 빗자루였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어요. 좀 더 상상력을 보태보자면요. 사람은 자신이 애정을 가지는 존재에게 ‘특별함’을 부여하고 싶어 하잖아요. 그리고 그러한 애정은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해요. 마치 어린아이들의 애착 이불처럼요. 옛날 사람들에게는 빗자루가 그런 존재가 아니었을까요? 아침🌄에 일어나 떨어진 낙엽을 쓸고 낮☀️에는 방에 쌓인 먼지를 치우고 밤🌌에는 날아다니는 벌레들을 쫓아내면서 애정 어린 존재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북쪽문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반복적으로 ‘잊힌다.’라는 표현이 등장해요. 사람들이 망자가 되는 결정적인 이유도 바로 그림자를 잃으면 주변 사람들에게 ‘잊히기’ 때문이라는 걸 보면 전혜림 작가는 인간에게 ‘기억되는 것’을 삶의 중요한 요소로 봤던 것 같아요. 눈백이👀분들은 삶의 끝을 달려갈 때🏃‍♀️,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싶나요, 아니면 잊히고 싶나요?

기억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 내가 죽고 떠날 때의 남은 인연들 때문일 것 같아요. <북쪽문 이야기>의 도깨비는 단이를 북쪽문🚪에 들어왔음에도 이승으로 돌려보낸 것을 책임지기 위해 하늘님의 제안을 바로 받아들여요. 그러자 하늘님은 “..너를 만들 때 마음을 조금 덜 넣어줄 걸 그랬지”라고 말해요. 이 마음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정확히 안 나오지만 저는 다른 사람들을 아끼고 다정함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마음이 삶의 끝에 많이 남아있다면 기억되고 싶은 욕구가 더 클 것 같다고 생각해요.

잊히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 몸과 마음이 모두 자유로워지고 싶기 때문일 것 같아요. 평생을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 세상을 떠날 때는 ‘이제 그런 압박과 나를 수식하는 표현들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이고 싶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재를 살아가는 입장에서 ‘잊힌다’는 것은 ‘기억된다’는 것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에 가깝지만 작은 사실까지도 기록✏으로 남아 사람들을 괴롭히는 사회에서 ‘잊히고 싶다’라는 마음을 꿈꾸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돼요.

 

한국에서 가장 전통이 깊은 종교 중 하나는 바로 불교🎐라고 할 수 있죠. 눈백이 여러분은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윤회’란 간단히 말해 인간이 죽고 나면 자신의 업에 따라 생사를 거듭하고 환생한다는 불교 도리예요. 오늘은 제가 여러분에게 이런 윤회 사상이 감성적으로 드러나는 작품 <2018 루키 단편선 17화 언제나 몇 번이라도 - 한강희 작가>를 소개해 드릴게요!

이번 2월 2호는 베짱Hee, 은샘, ich, 은비 에디터가 한 팀으로서 눈백이 분들을 맞이하는 마지막 호였어요. 이번 호를 에디터들의 짧은 인사로 마무리하려고 해요.

앞으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될 뉴스레터 팀에게 아낌없는 응원과, 그동안의 수고를 격려하는 피드백 메시지를 보내주세요!🤗

그럼 눈백입백은 새로운 멤버와 함께 3월 14일에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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