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18 3월 1호 안녕하세요, 이 뉴스레터를 읽고 계신 눈백이 여러분! 만나서 반가워요~ 앞으로 여러분들과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 음악에 걸쳐서 다양한 문화예술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랍니다 🤗 오늘은 3월의 첫 번째 시간! 눈백이 여러분들은 3월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시작’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어요. 한 해의 시작은 1월이지만 새 학기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3월은 또 다른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이번 3월 첫 번째 눈백입백에서는 시작과 관련된 뮤지컬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바로 『HOPE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이하 『호프』) 입니다.
베르트는 자신의 원고를 태워달라는 친구 요제프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그의 재능을 지키기 위해 원고를 보관합니다. 그러던 도중,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베르트는 자신의 연인 마리에게 원고를 부탁하게 됩니다. 2차 세계대전과 가난한 현실 속에서 베르트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원고에 집착하는 마리, 그리고 그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딸 에바 호프. 호프는 이제는 자신의 삶의 전부가 되어버린 원고에 집착하게 되고 이를 지키기 위해 이스라엘 국립도서관과 오랜 소송을 이어갑니다. 과연 호프는 지독한 원고와의 인연을 끊고 진정한 자신을 찾아 새로운 시작에 다가설 수 있을까요? <입이 백 개여도 모자라> 네 명의 에디터들이 입백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많은 이야기 인물들의 감정선과 스토리에 집중집중! editor. 구구 뮤지컬 『호프』에서는 위의 줄거리 설명에서 다 담지 못하는 다양한 사건들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그 속에 호프는 끊임없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죠. 사건들을 따라 변화하는 호프의 미묘한 감정선은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특히 호프를 둘러싼 인물들과 원고, 즉 K와의 관계성에서 드러나는 호프의 감정과 내면은 충분히 설득력있게 표현되어, 마치 내가 호프가 된 것 같은 몰입감을 선물해줍니다. 짜임새 있는 스토리 진행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할 수 있죠! 호프의 상황과 그의 마음 속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기억들에 주목하고, 호프의 감정에 공감하며 뮤지컬을 감상하면 한층 더 풍부한 감상이 될 것 같아요. 자, 모두들 호프가 되어 몰입할 준비 되셨나요?😆 “우리가 가진 유일한 인생은 일상이다. 일상을 포기하면?” “인생도 뭣 같다!” editor. ich 호프를 둘러싼 동네의 온갖 이상한 소문의 내용이 담긴 넘버 <이 동네 미친년 호프>가 끝난 뒤 호프와 K는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눠요. 호프: 원래 동네마다 한 명씩 있어야 돼.
K: 뭐가?
호프: 미친년. 기준이 필요하거든. 지들은 정상이라는 기준.
K: 호프, 우리가 가진 유일한 인생은 일상이다. 일상을 포기하면-
호프: 인생도 뭣 같다.
K: 맞아.
호프: 나처럼.
K: 누군가의 기준이 되기 위해 네 일상을 포기하지마. 뮤지컬 『호프』는 자신의 유일한 인생이 일상이라는 점, 그 일상을 포기하면 인생도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점을 꼬집어주어요. 그리고 위로를 건네주기도 합니다. ‘수고했다, 충분하다, 살아냈다, 늦지 않았다’며 호프에게 새로운 시작에 대한 용기도 불어넣어 주죠. 언뜻 보면 극 내부의 서사 전개를 위해 K가 호프에게 건네는 몇 줄의 대사처럼 들리지만, 사실 이는 관객들을 향한 메세지기도 해요. 그렇기 때문에 『호프』의 공연장 안에서 관객들은 호프가 살아온 인생을 지켜보는 제3자가 되기도 하고, K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위로를 받는, 본인이 호프가 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답니다. 『호프』는 그런 뮤지컬이에요. 잊고 있던 아주 작지만 소중한 무언가를 끄집어내 줘요. 그리고 보여준답니다. 이것이 실은 얼마나 찬란한 것인지. 호프를 구할 사람은 호프야! editor. 밍 호프는 일상을 지키기 힘든 극한의 상황에 놓였지요. 주인공이 참, 이름값을 못해요. 시궁창같은 지금의 삶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조차 포기하고 살아가거든요.😢 원고에만 집착해 정작 나 자신을 내팽겨치죠. [불쌍한 호프! 근데 사실, 누구나 자신만의 ‘원고’를 하나씩 가지고 있잖아요?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것마저 놓치면 나의 전부를 잃어버릴 것 같은 존재 말이죠!] 맞아요. 밍이 공연을 보러갔을 때에도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와 서사 덕분에 인터미션이 따로 없는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몰입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 이야기가 실화를 모티프로 했다는 것 아시나요? 바로 소설 <변신>으로 유명한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유작을 둘러싼 소송이에요. 프란츠 카프카는 40살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어요. 죽기 전 카프카는 무슨 이유에선지 친구에게 자신의 작품을 불태워 달라고 부탁했죠. 그런데도 유작은 끝끝내 살아 남아, 친구 막스 브로트의 비서였던 에스더 호프 손에 들어가게 돼요. [그래서 원고는 아직도 카프카에게 돌아가지 못했나요?] 그건 비밀이에요👀 뮤지컬 호프의 내용을 더듬어 보시면 힌트를 찾을 수 있답니다! 에스더 호프는 브로트에게 원고를 돌려주기를 거부했고, 소송 중간에 에스더 호프가 사망하자 두 딸 에바 호프와 루스 호프가 유작을 물려 받아요. 소송의 결과가 궁금하시다면 호프를 꼭 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당신이란 책을 제대로 읽어봐, 그 속엔 네가 잊었던 문장이 많아.” 죽어도 못 보내, 내가 어떻게 널 보내! (feat. 2AM) editor. 은샘 호프는 70년 동안 분명 K를 버릴 기회가 몇 번이고 있었어요. 그러나 힘겹고 긴 소송 동안에도 K를 버리지 못했지요. 왜 그랬을까요? K가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게 될 것 같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혔거든요. K가 있어야만 자신이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어요. 호프를 둘러싼 여러 상황들도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들었고요.
우리도 호프처럼 쉽게 놓지 못하는 것들을 갖고 있어요. 안정된 미래를 위해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그것만을 바라보며 달려가죠. 하지만 "그게 정말로 도움이 돼?" 라는 물음엔 쉽게 대답하지 못해요. 그래도 일단 하고 보는 거예요. 그러다 그만두고 싶어질 땐 여태까지 해온 것이 아까워 그만 두지 못하기도 해요. '모두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 와중에 내가 이걸 포기해버리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될 거라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어요. 사실 우리는 목표를 수정할 수도 있고 꼭 이루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죠! 하지만 그 사실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많은 시간이 걸려요. 깨닫는다고 해서 바로 그것을 놓아주기도 참 쉽지 않죠. 과연 호프는, 그리고 우리는 K를 놓을 수 있을까요? 😏눈PICK 입PICK😝 오늘 소개된 작품이 마음에 드셨다면 이것도 추천드려요! 웹툰 <아홉수 우리들> 봉우리, 차우리, 김우리 세 명의 '우리'들의 변화 가득한 스물 아홉을 담은 네이버 토요웹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디스인챈트> 중세의 드림랜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연 있는 괴짜 공주 '빈'의 이야기 <심슨>을 만든 맷 그래닝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눈백입백의 첫번째 뉴스레터! 재미있게 보셨나요?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즐거운 내용으로 다시 찾아오기 위해서는 눈백이 여러분들의 소중한 피드백이 필요해요! 우리 앞으로 계속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아래의 링크로 솔직한 피드백과 응원을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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