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의 관계

editor. 크림🧁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면서 광고 문구처럼 ‘해리포터’나 ‘지브리 스튜디오’에 비견될만한 책은 아니라고 느꼈어요. 요즘 유행하거나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감성 키워드를 알고리즘으로 추출하여 짜집기했다는 인상😔을 받았거든요. ‘고민이 담긴 편지✉️를 보내고 이계로 초대받는다’는 설정이나, ‘고양이🐱 동료’와 같은 이 책의 주요 설정들이 작가만의 독특한 상상력이 아닌, ‘달러구트 꿈 백화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고양이의 보은’ 등의 기존 콘텐츠를 애매하게 흉내내는 것으로 보였어요. 심지어 세린이 받는 ‘골드티켓🎫’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떠오르게 했어요. 결말부에서는 골드티켓이 일종의 속임수였다는 것이 밝혀지지만 이것마저 ‘코렐라인’이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이계가 사실은 함정이었다’는 다른 콘텐츠들의 반전을 따라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굉장히 뻔하게 느껴졌어요. ‘그롬의 카지노’는 주토피아 ‘미스터 빅’의 캐릭터성을 거의 똑같이 가져온 것으로 보였구요.

기존 콘텐츠를 어슬프게 흉내내는 것에 비해 주제의식에 대한 작가의 고민이 깊이 있게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세린을 비롯한 여러 인간 군상의 고민 묘사가 평면적이고, 결말마저 ‘너가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식으로 퉁 쳐버려서 전개나 해결방식이 억지스러웠어요🥲 가난한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란 여고생 세린이 현실에서 겪은 차별 묘사가 겨우 이웃집의 못생기고 뚱뚱한 아줌마로부터 “여자는 조신하게 공부하다가 결혼 잘하는 게 최고야.” 소리를 듣는 거로 표현되거나, 여성 직장인의 고민 묘사가 고작 ‘주식은 떨어졌고 직장일은 지루한데 자영업을 하는 게 편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오는 등 납작하고 리얼하지 못한 표현에서 작가의 현실 인식이나 필력에 여러 의문이 들었어요. 또 ‘하늘은 파랗다 못해 투명할 정도로 맑았다’는 도깨비 세계 날씨에 대한 묘사 중 하나는 걸그룹F(x)의 노래 ‘핫썸머’에서 ‘하늘은 파랗다 못해, 투명해져’라는 가사가 이미 등장한 적 있을 정도로 상투적이고 판에 박힌 어구인데, 작가의 창의성을 느끼기에는 많이 부족한 소설이었다고 느꼈습니다😅 이외에도 문학적 허용으로 치기에는 단순한 문법 오류인 주어 서술어가 맞지 않는 문장이나, 어색한 문장 전환, ‘오목조목’을 ‘요목조목’이라고 잘못 쓰는 등의 어휘 실수가 많아서 도저히 좋은 글이라고 볼 수 없었어요😔

챗GPT의 알고리즘으로 대충 버무린듯한 소설이 잘 팔리는 데에는 ‘해리포터’나 ‘지브리’ 등 대중적으로 인식이 널리 박혀 있는 콘텐츠들의 이름을 광고 문구로 쓰고 타 작품들의 아이디어를 가져와서 슬쩍 변형시키며 기존 콘텐츠들에 편승한 것에 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에 대해 많은 의문이 생긴 날인듯합니다. 눈백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행복도, 구슬도 처음부터 내 마음 속에

editor. 레몬🍋

소설 속에서 주인공 ‘세린’은 다양한 색깔의 구슬🔮을 얻으며 자신이 원했던 인생을 간접 체험하게 돼요. 먼저 세린은 녹색 구슬을 얻어 좋은 대학에 진학한 자신의 삶을 보게 되지만, 취업이라는 문 앞에서 명문대 진학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죠. 이후 세린은 보라색 구슬을 얻어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삶 또한 경험하게 되는데, 너무 바쁜 직장 생활 때문에 일상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모습을 보게 돼요. 그 후에도 자영업자의 삶, 공무원의 삶, 자유로운 여행가의 삶,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 경제적 능력 등 세린은 계속해서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는 것들을 구슬을 통해 경험하게 되죠. 그리고 하나를 손에 얻게 되자 이내 또 다른 것을 얻고 싶어 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요.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과 이를 갖출 수 있는 무수한 삶의 선택지 앞에서 고민하는 세린의 모습은 오늘날 사회 초년생의 모습과 닮아 있어요. 직업, 경제적 능력, 결혼 등 어떤 걸 선택해야 내가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을까, 어떤 것들이 나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죠. 그러나 세린은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것들을 손에 넣었을 때, 생각했던 대로 온전히 행복해하지 못해요. 모든 일에는 좋은 것이 있으면 나쁜 것도 함께 있듯이, 그런 외부적인 요소들은 세린이라는 한 인간의 삶의 모든 구석구석에 행복을 채워 주지는 못했어요. 게다가 세린은 소설 속에서 모든 여정을 겪은 뒤 마지막으로 얻게 되는 소원 구슬로 자신이 처음에 불행이라고 생각했던 구슬을 받죠😲

저는 이 이야기가 ‘행복은 마음 속에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누군가에게는 행복의 조건이고 선망의 대상이었던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심지어는 불행의 이유가 되기도 하는 걸 보면서 행복은 상대적이고 또 주관적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이 소설📖에서 이야기하는 ‘행복’은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특정 인물이나 직업이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에요. 마찬가지로 내가 불행한 이유도 나의 외부 환경과 상황 때문이 아니라 나의 생각과 마음가짐에 달려 있는 것이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향해 노력하고, 그 과정을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면 그것이 정말 행복한 삶 아닐까요? 세린의 이야기를 읽으며 눈백이 여러분들의 ‘행복’은 무엇인지, 여러분은 구슬에 어떤 소원을 담고 싶은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