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주는 진동을 잃지 않기를💓

editor. 빵돌 🍰

꿈을 꾸는 사람은 아름답다고들 해요. 눈백이 여러분들은 이 말에 동의하시나요? 개인적으로, '아름답다'라는 말보다는 다른 표현을 쓰고 싶어요. 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서는 은은하게 따뜻한 에너지☺가 느껴진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콜리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해하는 존재들을 '진동한다💓'고 말해요. 콜리는 달리기를 하는 투데이와 로봇을 만지는 연재에게서 그들의 행복을 떨림으로, 울림으로, 진동으로 느끼죠.

콜리의 말을 빌리자면, 저를 진동하게 하는 건 글쓰기🖋예요. 저는 글씨를 배우던 시절부터 혼자 동화책을 만들면서 놀았어요. 더 크고 나서는 도서관에서 일주일에 열 권씩 책을 빌려 읽으며 꾸준히 취미로 소설을 썼어요. 이때의 저는 분명 콜리를 고치던 연재처럼 글을 쓰면서 진동하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대학생이 된 후, 소설 창작 수업을 들으면서 진동 없이 글을 쓰게 되었어요. 마치 더 빠르게 달리기를 강요받던 투데이🐴가 그랬듯이 말이에요.

콜리와 함께 달릴 때 빠르고 강렬하게 진동하며 행복해하던 투데이는 경마장의 이익을 위해 착취 당해요. 속력을 높이기 위해 채찍을 맞고, 좁은 트럭에 갇혀 멀리 원정을 나가기도 하죠. 콜리는 투데이의 몸값과 속력이 높아질수록 달리기가 고요해졌다😶고 표현해요. 더 이상 투데이에게 달리기가 행복한 일이 아니게 되어버린 거죠. 저도 소설 창작 수업을 들으며 고요하게 글을 썼어요. 수업에서 배운 방식대로, 정해진 기간까지 빠르게 글을 써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글쓰기가 즐겁지 않아졌거든요.

멀고도 가까운 사이, 가족.

editor. 짹짹🐤

“가족들의 불행을 마주 본다는 건 내가 외면했던 내 불행을 마주 보는 거랑 같거든.”

누구의 불행을 외면한 적이 있냐는 휴머노이드 콜리🤖의 질문에 연재는 이렇게 대답해요. 이 말은 가족의 불행은 곧 제가 가진 불행과 같기 때문에, 자신의 불행을 보고 싶지 않아서 가족들의 불행을 외면한 적이 있다는 것이지요. 저는 이 문장을 보고 어쩐지 가슴께가 콕콕 찔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나도 연재처럼 생각하고 행동한 적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동안 인식하지도 못한 채 가장 가까운 사람의 불행을 외면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눈백이 여러분👀은 가족을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저에게 가족은 '내가 언제든 돌아와 기댈 구석'인 것 같아요. 조금 더 쉽게 표현하자면, '나의 비빌 언덕'인 셈이지요. 무조건 나의 편✨이 되어주고, 내가 어려움을 쉽게 털어놓을 수 있는 대상이요!

하지만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는다는 말이 있듯이 가족이 절대적인 내 편이라고 생각할 때, 상대가 나를 다 알아주고 있을 거란 착각에 빠지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착각에 빠지면 오히려 상대와는 상처를 주고받게 되지요. <천 개의 파랑>에서 엄마 보경과 두 딸 은혜, 연재가 보여주는 가족 간의 아픔처럼요.

소방관을 잃은 과거로 인해 남은 세 명의 가족들은 각자의 아픔을 제때 돌보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며 불행을 겪게 되었죠. 생계유지가 먼저였을 보경, 불편한 시선을 받아야 함에 실증을 느껴온 은혜, 은혜를 챙겨야 한다는 생각에 자신은 뒷전이 된다고 느꼈을 연재까지 이 세 사람이 처한 입장은 모두 달라요. 그럼에도 세 인물은 상대가 이러한 생각을 가졌을 거라고 짐작만 할 뿐, 속에 있는 생각들💬을 꺼내지 않는 모습을 보였지요. 이렇게 보니 가족은 참 멀고도 가까운 사이인 것 같아요. 같은 상황을 공유하고 있지만, 정작 나의 아픔이나 불행을 숨기느라 가족과는 점차 멀어지게 되니까요. 

그러나 우리는 이미 알고 있어요. 내 불행했던 과거를 숨기는 것이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것을요. 불행을 덮어두지 말고 조금씩 꺼내서 행복을 찾아가려 노력하다 보면 서로를 깊이 이해하게 될 거라고 믿어요! 어쩌면 콜리는 세 사람에게 이것을 가르쳐주러 찾아왔는지도 모르겠어요🤭

눈백이 여러분은 '가을'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나요? 독서의 계절, 선선한 바람도 가을의 느낌을 물씬 느끼게 해주지만 아무래도 '가을' 하면 단풍🍁이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것 같아요. 여기, 지금의 날씨와 아주 잘 어울리는 소설이 있어요. 천선란 작가의 SF소설 <천 개의 파랑>은 가을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휴머노이드 콜리🤖, 경주마 투데이🐴, 고등학생 연재👩의 가족의 이야기예요. 

제가 <천 개의 파랑>을 가을과 잘 어울리는 소설로 꼽은 이유는 단지 소설의 배경이 가을인 것뿐만은 아니에요. 저는 이 소설의 결말이, 콜리가 투데이의 더 빨리 달리고파 하는 소원을 위해 기꺼이 투데이에게서 추락하는 모습에서 소름이 돋을만큼 인상적이었는데요. 어쩐지 콜리의 추락은 가을에 단풍이 떨어져 낙엽이 되는 이유와 비슷한 것 같아요🍂

우리는 '추락'하면 하강적인 느낌 때문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먼저 생각하지만, 결말에서 콜리의 '추락'은 결코 실패의 의미가 아니었어요. 오히려 자신의 세상이었던 투데이의 자유를 위해 기회를 열어준 것이었죠🌈

(스포주의) 투데이의 더 빨리 달리는 행복을 위해 콜리는 두 번째 낙마를 해요. 가을의 단풍이었던 콜리가 떨어져 낙엽이 되어버린거죠. 이후, 투데이는 겨울을 맞이해요❄️ 모든 말이 어떻게든 1등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투데이는 그에 상관없이 천천히 달린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온갖 야유와 비난을 듣게 되죠. 하지만 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싹🌱이 움트는 봄이 오듯이, 투데이의 봄은 반짝일✨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경기 이후에 투데이 덕분에 경주마의 실태가 밝혀지고, 투데이는 제주도 초원에서의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되죠.

이렇듯 콜리의 '추락'은 투데이의 또다른 삶의 기회라는 결과를 가져와요. 마치 단풍의 '추락'이 나무의 또다른 삶의 지속이라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처럼요.

"세상은 정말 푸르네요. 하늘은 파랗고 잎은 초록색이에요.”

“몇 주 후면 잎이 전부 빨갛게 변할 거야." 

“왜요?”

“가을이라 그래. 가을에는 원래 그래."

가을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콜리와 연재의 대화예요. 가을에는 '원래' 잎이 빨갛게 변하는 것처럼, 콜리 역시 '원래' 투데이를 위해 낙엽처럼 추락한 모습을 보여줘요. 이렇게 상대방을 위해 추락하는 콜리는 그 누구보다 살아있는 '사람' 같아요. 여러분은 콜리의 '추락'을 어떻게 보셨나요? 콜리의 추락이 어떤 의미로 입백이 여러분에게 다가왔을지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