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된 소녀

editor. 체다🧀

출처: 영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출처: 영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지구를 구해줘 나우시카

editor. 크림🧁

마스크가 없으면 잠깐도 살아갈 수 없는, 지금으로부터 천 년 후의 지구🌏 이 세계의 주인공 나우시카는 처음 본 사나운 동물과도 마법처럼 잘 지내는 능력의 소유자예요.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을 겪은 불과 몇 개월 전의 우리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마치 지금의 상황을 예측하기라도 한 듯 미래성이 짙었죠. 그리고 코로나로 혼란스러웠던 지구를 구원해 줄 나우시카가 등장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했어요🔱

나우시카는 그리스 서사시 오디세이아에 등장하는 공주에서 따 온 이름이에요. 그리고 작품 속에서도 공주로 등장하죠. 공주 나우시카는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는 주범이 포자식물이 아니라 바로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요😱 포자식물은 오히려 지구를 정화시키고 있었죠. 이렇게 나우시카는 영화에서 마을을 구하는 영웅이 돼요. 하지만 여기서 또 재밌는 점은, 원작에서의 나우시카는 이런 부해의 비밀을 깨닫지만 진실을 감춘 채 인류가 멸망하도록 내버려 두었다는 거예요🪦

출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만화 & 영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원작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직접 만화를 그려 연재한 코믹스예요💥 우리가 아는 애니메이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미야자키 감독이 만화 연재 중 중간에 애니로 제작되어 영화화된 것이었다고 하죠. 이 애니메이션의 성공 덕에 스튜디오 지브리도 탄생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아마 원작 내용 그대로 반영이 되었다면 충격적인 결말이 되었을 것 같아요. 코믹스는 더 자세하고 긴장감 넘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평가받고 있어 나우시카가 어떻게 그런 선택을 내렸는지 잘 보여줄 것 같네요. 여러분이 나우시카였다면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요?

코로나 19로 몸과 마음이 다친 지금, 나우시카처럼 지구를 구해줄 영웅이 필요해요. 하지만 애석하게도 지구에는 나우시카가 없죠. 지구를 구해야 하는 건 바로 지구에 살고 있는 당신, 그리고 우리의 몫이에요💪 어떻게 하면 아픈 지구를 다시 살릴 수 있을까요? 내가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우리 환경을 지키는 노력을 하루에 하나씩 실천해 보면 어떨까요? 그럼 지구를 구하는 영웅은 바로 여러분의 차지일 거예요. 그렇다면 지금 당장! 텀블러를 손에 꼭 쥐고 나가보자고요☺️

표면적으로 이 이야기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쟁에 대한 내용에 비중을 둬요. 특히 2차 세계대전을 연상시키는 설정이 많은 편으로 보여요. 예를 들어, ‘불의 7일’이라는 전쟁에서 ‘거신병’들이 한 인간 사회를 궤멸시킨다는 내용은 마치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를 연상시키는듯해요. 전쟁을 종결시킨 강력한 최종 병기라는 점에서 특히 그렇게 느껴져요. ‘반전’과 ‘평화’라는 주제로 한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악인에 대한 수용과 공존🤝’을 엔딩으로 추구하는 것이 꽤 많다고 느끼는데요, 나우시카도 그런 부분이 보여요.

(스포주의!) 이야기 속 ‘토르메키아’는 강력한 군사력을 앞세워 다른 나라들을 침략해서 합친 후 인류를 위협하는 ‘부해’에 함께 대항하게 만들어 인류 전체🌐를 구한다는 생각을 가진 나라예요. 이런 설정은 마치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를 규합하여 서양 열강에 대응해야 한다며 일본의 식민지 침략을 정당화하던 ‘대동아공영권 논리’🌏와 매우 닮아 있어요😰 이 침략으로 ‘페지테’라는 나라가 멸망하고 공주가 인질이 되는데, 후에 페지테 사람들이 보복을 하려 하자 이야기 전개는 ‘복수로는 살육만 일어난다’는 메시지로 이어져요. 이후 나우시카가 희생정신으로 모두를 구하고 평화로워지는 것으로 결말 지어요.

출처 : 영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작품의 세계관이 창의적이기는 하지지만, 본질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주제의식에서 권선징악의 권선(勸善 : 선을 권하다)만 존재하고 징악(懲惡 : 악을 징벌하다)은 빠져서 알맹이가 비었다는 느낌이에요.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비행기’ 마니아인데 ‘비행기’는 일본 근현대사에서 일본의 근대화와 침략을 상징하는 것이라서 ‘비행기와 개인의 희생’이라는 조합으로 ‘반전’ 메시지를 전한다는 설정이 굉장히 아이러니했어요. 이후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일본 전투기 설계자 ‘호리코시 지로’를 모델로 하여 애니메이션 <바람이 분다>를 만들었는데 이것으로 일본 군국주의🎌 미화 논란이 있던 것을 생각해 보면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여러 요소들도 꽤 의미심장한 내용이라고 봐요🙈

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포함한 일본인 대다수는 ‘반전’을 주장해요. 패전과 책임에 대한 이야기는 없지만 ‘전쟁은 모두에게 나빠!’라는 논리로 평화의 메시지를 강조하죠…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만이 아니라 <강철의 연금술사>나 <진격의 거인> 등에도 ‘개인의 희생’, ‘가해에 대한 반성이나 처벌 없이 이루어지는 평화’라는 내용을 유사한 패턴으로 전달하는 걸 볼 수 있어요👀

순수하게 자연과 인간의 상생에 대한 주제로만 다뤄질 수 있는 작품이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