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백이👀 여러분! 10월 잘 보내셨나요? 과제며, 시험이며 바쁜 💦 일상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날이 부쩍 추워졌어요. 이제 슬슬 두꺼운 이불을 꺼내야 하지 않을까? 싶은 날씨네요. 다들 이번 뉴스레터는 따뜻한 이불 속에 파묻혀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그러면 10월 2호, 지금 바로 출발합니다!😎

10월 뉴스레터에서는 책을 원작으로 한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이번 호는 2022년 큰 화제가 되었던 애플 티비의 대작, <파친코>에 대해서 다뤄보려고 해요. <파친코>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조국을 잃고 일본으로 이주해 살아갈 수 밖에 없던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어요. 주인공 선자의 부모 세대부터 선자의 손자 솔로몬에 이르기까지, 4대에 걸친 그 가슴 먹먹한 이야기를 눈백입백 에디터들이 어떻게 느꼈는지 궁금하시다면 스크롤을 내려 확인해주세요!⤵️👏

세대를 넘어도 잊히지 않는 한

editor. 해리보🍡

<파친코>는 4대에 걸쳐 이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정말 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해요. 주인공 선자👩를 중심으로, 선자의 아버지와 어머니 👪, 선자의 첫사랑❤️ 한수와 배우자💑 이삭, 선자의 아들들 👨, 그리고 손자 솔로몬까지 여러 사연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 이야기를 이어가요. 이야기는 청년기의 선자와 노년기의 선자 이야기로 병치되어 구성됩니다.

선자는 어린시절 아버지를 떠나 보내고, 더 큰 세상에서 큰 일을 하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뜻을 따라 다른 여성들과 다르게 여러 일들을 배우며 자라요. 똑 부러지는 선자를 보며 동네 사람들은 나중에 선자가 큰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하죠. 그런 선자에게 호감을 느낀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어시장🐟을 관리하는 중개인 한수인데요, 그는 엄격하고 영리한 성격으로 칼 같이 일을 처리하지만, 늘 깔끔하고 확실하기에 모두가 믿고 따른답니다. 한수가 나쁜 인물이 아님을 알게 된 선자는 한수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한수의 아이👶까지 가지지만 한수는 일본에 처와 아이가 있기에 선자와 혼인을 할 수 없었어요. 결국 선자는 한수를 떠나고, 자신과 혼인해주겠다는 목사✝️ 이삭을 따라 일본으로 가게 된답니다.

일본에서 선자는 여러 부당한 대우와 차별을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요. 이삭의 형과 그의 부인 경희와 함께하며 낯선 땅에 적응하려고 노력하지만, 선자에게는 아직 많은 것이 어렵죠. 여러 일들이 있었음에도 선자는 그때그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문제를 해결해나가요. 그러나 이후에 남편 이삭이 사회적으로 조선인을 도왔다는 이유로 잡혀가게 되고, 여러 어려움을 겪었던 선자는 남편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가정🏠을 위해 정신을 차리고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하려고 하죠.

노년의 선자👵는 아픈 경희를 돌보며 살아가지만, 얼마 후 경희가 세상을 떠나게 되고, 미국 유학에서 집으로 돌아온 손자 솔로몬을 만나요. 솔로몬은 한 할머니가 갖고 있는 땅🌱을 팔게 하는 조건으로 승진을 약속 받지만, 자신이 나고 자란 땅이 사라지는 것이 싫었던 할머니는 땅을 파는 것을 거절합니다. 처음에는 과거에 갇혀 사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던 솔로몬은, 자신의 할머니가 부당한 일을 당하고, 그 서러움을 없애지 못한 경우를 생각해보며 할머니를 이해하게 되죠. 누구나 잊으라고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가슴에 평생 잊을 수 없는 ‘한’이 남아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요. 

선자의 아버지 세대부터 겪었던 ‘한’을, 4대에 이어져 내려온 손자 솔로몬이 이해하는 장면을 통해, 일제강점기의 서러움을 경험했던 분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해 조금의 억울함이라도 풀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를 바라봅니다.🙏🏻

흑과 백이라 할 수 있을까?

editor. 색칠🎨

선자는 격동하는 세상 속에서 고군분투하지만, 그런 선자의 인생에도 로맨스💕👩‍❤️‍👨는 존재해요. 선자의 인생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 두 남자🙋‍♂️, 고한수와 백이삭입니다. 한수와 이삭은 선자와 얽혀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마치 물💦과 불🔥처럼 반대되는 인물들이에요, 저는 이 글에서 한수와 이삭이 어떻게 다른 삶을 살았는지 이야기해 보려 해요.

한수는 야쿠자의 밑에서 일하는 사람이고, 말과 성격이 거칠어🤬 소문이 좋지 않아요. 반면 이삭은 목사✝️이고, 성격이 부드러워 주변인들에게 평판이 좋죠. 한수는 선자의 고향에서 상당한 권력을💪 가진 인물이었어요. 그에 비해 이삭은 가진 것 없고 병약한, 한수의 표현을 따르자면 ‘이상주의자’이죠. 이러한 성격적인 특성 외에도 한수와 이삭은 삶의 방식과 선자를 대하는 태도 등 많은 것이 달라요.

우선 선자와의 관계에 있어서, 두 남자는 출발점부터 달라요. 한수와 선자는 사랑💖으로 출발한 관계였죠. 하지만 한수는 일본에 두고 온 아내가 있었기 때문에 선자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것을 알고도 선자에게 떳떳한 삶을 줄 수 없었어요.🙅‍♂️ 대신 자신의 첩이 되면 안락한 삶을 살게 해주겠다 약속하죠. 하지만 선자의 입장에서 이런 제안은 수치스럽고 배신감이 드는 말이었죠.😡 한편 이삭은 한수와 멀어지고 곤경에 처한 선자에게 결혼을 제안합니다. 이삭은 처음부터 선자와 연인 관계는 아니었지만 선자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선택할 수 있게 해줘요. 이처럼 한수는 선자의 마음❤️‍🩹에 대한 이해 없이 자신의 감정만을 강요해요. 그에 반해 이삭은 선자를 더 배려하려 노력합니다.

이러한 두 남자의 태도 차이는 <파친코> 속에서 그리는 두 번의 베드씬에서 극명하게 드러나요. 우선 한수와의 베드씬은 밝은 대낮에☀️, 그것도 야외에서🏞️ 이뤄집니다. 화면은 두 사람이 마주보고 선 장면을 비치다가, 다음 순간 선자가 누워있는 장면으로 전환돼요. 이는 선자와 한수의 관계가 시청자에게도, 아직 어렸던 선자에게도 지나치게 갑작스럽게💨 진행됐다는 점을 드러내죠. 베드씬 내내 선자는 가만히 누워서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위에 있는 한수를 바라보기만 해요. 한편 이삭과의 베드씬은 두 사람이 일본에 돌아온 첫 날 밤🌉🌓, 불이 꺼진 방 안에서 이루어져요. 두 사람의 관계는 나란히 누워 대화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선자가 이삭에게 손을 뻗으며🫂 시작돼요. 이때의 선자는 앞선 한수와의 베드씬보다 훨씬 편안해 보이고, 적극적이죠.

한수와 이삭은 선자를 대하는 모습 뿐 아니라 삶의 태도까지도 매우 달라요. <파친코> 속에서 한수와 이삭은 둘 다 조선인이 일본인에게 부당한 대우를 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본인도 간접적으로 차별을 당해요. 흥미로운 점은 이 일을 계기로 한수와 이삭이 정반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부분이에요. 한수는 아무도 자신을 무시하지 못하게 강해져야겠다고 다짐해요.💪 그러기 위해서 일본인 밑에서 일하고, 일본인과 결혼하는 것도 감수하죠. 반면 이삭은 세상의 부조리에 대해 깨닫고 나서 공산주의 사상을 전파하는 등 이 세상을 뒤집어 놓겠다🔄고 결심하게 되죠.

두 남자가 선자의 아들인 노아에게 하는 대사🗣️👄를 통해서도 서로다른 삶의 자세에 대해 알아볼 수 있어요. 노아의 정신적 아버지인 이삭은 노아에게 “오래오래 살아남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이야기해요. 하지만 그 말을 전해들은 생물학적 아버지 한수는 “오래 살아남는 건 바퀴벌레도 해” 라고 응수하죠. 이 혼란한 세상 속에서 살아남으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삭과, 강해지지 않으면 살아있느니만 못하다⚔️ 생각하는 한수의 서로 다른 신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점이랍니다.

눈백이👀 분들은 <파친코> 속 로맨스를 보며 누구를 응원하셨나요? 저는 처음엔 마치 흑🖤과 백🤍처럼 한수가 마냥 밉게 느껴지고 자연스럽게 선자를 이해해주는 이삭을 응원하게 됐어요. 하지만 <파친코>는 작품 속에서 한수의 서사를 보여주며 한수가 악역이 된 데에는 시대의 탓도 있지 않을까? 과연 이분법적으로 둘을 갈라놓을 수 있을까?🤔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답니다. 식민 지배라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한수가 그렇게 악착같이 힘을 추구하지도, 선자에게 가혹하게 굴지도 않았을테니까요. 여러분도 <파친코>를 감상할 때 인물들을 망쳐놓은 식민 지배의 역사에 대해 다시 곱어 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