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가의 네 자매 메그, 조, 베스, 에이미는 여느 때와 같이 조가 창작한 대본으로 왁자지껄하게 연극을 하고 있다. 어느새 옆집 로렌스씨 댁의 손자인 로리까지 친구가 되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시간이 흘러 네 자매는 한 두명씩 집을 떠나며 각자가 마주한 현실을 살아간다. 어느 날, 네 자매가 다시 집에 모이게 되고 함께 있어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린다. 

단란한 마치 가의 네 자매👩‍👩‍👧‍👧 이야기인 줄만 알았던 이 작품을 연극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메그, 조, 베스, 에이미 개개인의 꿈들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어요. 배우를 꿈꾸는 메그, 작가를 꿈꾸는 조,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집이 지켜지기를 꿈꾸는 베스, 화가를 꿈꾸는 에이미까지! 반짝반짝 눈을 빛내며 꿈꾸는 그들의 모습에 저까지 행복한 기분이 들었어요.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생각이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그들이 순조롭게 꿈을 이루고 있지는 않았거든요.

 

메그는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이룬 대신, 배우는 그저 꿈으로만 남기게 되었어요. 조는 신문사에 글을 기고하는 작가가 되지만 정작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이 무엇인지 잊게 되었죠. 에이미는 유럽에 가서 많은 경험을 쌓는 동시에 자신의 재능이 그렇게까지 특출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자매들이 떠난 집에서 모두가 함께 있었던 시절을 그리워했던 베스는 건강을 잃어가는 상태로 다시 가족이 모이기를 소망했어요.

 

우리는 꿈을 좇아 달려가는 도중 무성한 덤불을 맞닥뜨렸을 때 이를 헤쳐 나갈지, 아니면 다른 길을 찾을 것인지 선택해야만 해요. 인생이 바라는 대로만 흘러가진 않는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건 또 다른 문제잖아요? 다른 길을 선택하게 되었을 때의 아쉬운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그것이 반복되면 에이미처럼 체념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해요. 그래도 메그처럼 또 다른 길을 찾고 그 길에 만족하며 살기도 해요. 조처럼 몸이 긁히는 것은 상관하지 않고 어떻게든 덤불을 헤치고 자신의 꿈에 도달하는 경우도 있죠.

 

저는 모두가 조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아요. 자신의 가치관 중 어느 것에 무게를 두는지에 따라 메그가 될 수도 있고, 조가 될 수도 있겠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너무 진부한가요?😅 눈백이 여러분은 어떤 등장인물의 선택에 더 공감하시나요? 어느 쪽을 선택하든 눈백이 여러분들 앞에 꽃길만 펼쳐져 즐겁게 걸어갈 수 있기를 바라며 글 마칩니다. 11월에 만나요!

연극 <작은 아씨들>에서는 베어가 등장하지 않게 되면서 이야기의 엔딩에서도 자연스럽게 조가 결혼하는 내용이 빠지게 돼요. 대신에 엔딩에는 병으로 떠나간 베스를 제외한 세 자매가 다시 집에 모여 서로를 마음껏 보듬어주고, 조는 네 자매의 이야기를 꼭 소설로 완성하고야 말겠다는 굳건한 다짐을 보여주죠. 저는 앞서 말했던 <작은 아씨들>이 시사하는 바가 이러한 엔딩에서 더욱 잘 드러났다고 생각했어요. 여성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전혀 지루하지 않은, 담백하지만 소신 있고, 소박하지만 짜릿한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것의 의의가 진정으로 돋보이는 엔딩이었습니다.🥰 베어 교수가 등장하지 않는 <작은 아씨들>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시다면 얼마 남지 않은 공연, 얼른 티켓🎫을 잡아 보러 가시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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